
[에너지플랫폼뉴스 박병인 기자] I-REC의 국내 발행이 추진되면서 그동안 REC가 발급되지 않았던 자가소비용 태양광에도 인증서 발급이 가능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30일 (재)기업재생에너지재단에 따르면 I-REC는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전기가 생산됐음을 인증하는 글로벌 재생에너지 인증서(EAC : Energy Attribute Certificate)로, 1MWh의 전기가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특정 재생에너지원으로 생산됐음을 확인하는 자산이다.
I-REC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International Tracking Standard Foundation(I-Track Foundation)’이라는 민간 비영리 단체가 운영하고 있다.
I-TRACK Foundation의 국제 Code 표준에 따라 발행된 인증서는 RE100을 비롯한 온실가스 프로토콜(GHGP), CDP, SBTi, ISO 등 주요 국제 탄소회계기준에서 호환, 인증되고 있다. 2014년 발행 후 급속도로 성장해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를 포함해 50여개 국가에서 사용중에 있다.
유럽의 경우에는 GO(Gurantees of Origin)라는 국가 인증체계와 병행해 I-REC를 운영하고 있다.
발전시설 소유자들은 시장에 참여해 I-REC를 발급받아 스스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주장하거나 수요자에게 판매가 가능하다. I-REC 거래계정(Trade and Redemption Account)을 등록하면 I-REC를 구매해 재판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I-REC를 구매하는 수요자들은 RE100, CDP, SBTi 등에 재생에너지를 사용했음을 주장하고 소각할 수 있다. 다만 RPS 제도와는 연계되지 않는다.
◆자가용 태양광 REC 발급 ‘핵심’
I-REC는 RPS 제도에서 REC가 발급되지 않는 자가용 태양광도 발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점이 있다. 다만 자가용 발전설비더라도 잉여전력을 판매해 REC를 발급받은 경우는 제외된다.
추가성, 투명성 확보를 위해 ▲정부 재정지원이 없는 설비 ▲온실가스 감축 Credit 발행이 가능한 설비 ▲전자적 추적장치가 설치돼 발전 Data 추적이 가능한 설비 등만 발급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발행자로는 (재)기업재생에너지재단이 I-TRACK Foundation과 ‘한국 발행자 지정 절차’를 진행 중에 있으며 오는 3분기 경 결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I-REC 발급 관련해 발전 Data 등록 및 확인, I-REC 거래 및 소각 등의 업무를 관장할 플랫폼을 도입할 계획인데 국내 한 기업이 I-TRACK Foundation, EVIDENT 등과 지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자가용 태양광에 전기계량기를 부착해 데이터를 원격단발장치(RTU)를 통해 I-REC 레지스트리로 전송함으로써 추적 관리 및 검증이 가능하며 수집된 데이터들은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통합모니터링시스템과 연결해 국가 에너지통계관리에 협력할 계획이다.
◆중복발행 방지 ‘핵심’
I-REC 제도를 도입할 경우 기존 RPS-REC와 중복 발행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핵심일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I-REC는 RPS 제도에서 REC가 발행된 자산은 발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를 통해 기존 REC와 중복되는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다.
또한 법적 강제에 의해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발행되는 인증서이기 때문에 G-REC, REGO와는 재생에너지 자산의 특성 구분과 소비자 선택권 확대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다만 I-REC 구매로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제도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서는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의 배출량 보고 및 인증에 관한 지침’에 온실가스 감축 인정 관련 조항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기업재생에너지재단은 분석했다.
I-REC 발급수수료는 I-TRACK Foundation과 현재 협의 중이나 기업재생에너지재단 기준단가를 적용할 경우 국내 REC 발급 수수료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재생에너지재단은 국내 I-REC 발행 가이드라인을 내달 확정하고 아시아-태평양 재생에너지 매칭포럼에서 시범사업 및 Launching 세레모니를 실시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국내 Platform 운영은 내년 8월경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재생에너지 조달 기여 예상
기업재생에너지재단은 재생에너지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가용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에도 I-REC 인증서를 부여함으로써 재생에너지 조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RE100 이행에 다소 시간적 여유가 있는 중소, 중견기업들은 I-REC를 판매해 얻는 수익으로 산업용 전기요금 대비 더욱 저렴한 태양광 전력을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정부 재정지원 없이도 사업자가 자가용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해 정부 예산을 절감하고 원활한 보급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현재 국가 통계 및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는 자가용 태양광의 안정적 운영관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재생에너지재단 관계자는 “I-REC는 자발적 재생에너지 사용자를 위한 인증서로써 RPS 제도의 REC에 보완적 역할을 수행해 정부 보급확대, 시장육성 정책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재생에너지 이용확인서와 중복발행 방지, 정부 재정지원설비 확인 등을 위해 정부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투명성 제고, 시장 활성화 등을 위해 정부와 협력이 필요한 사항이 있을 경우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I-REC를 도입하면 정부 재정지원 1원도 없이 자가용 태양광 보급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